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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가 부르는 노래
10월부터 사통이네 책마당에서 진행되었던 모임에 참여했다. 발도르프에서 이야기하는 7년 주기에 맞추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풀어내고 싶은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어보는 모임이다. 7년마다 사람이 신체적, 영적으로 변곡점을 맞게 된다는 이야기는 일견 신비주의적으로 보이지만 성장 발달의 굵직한 단계들을 돌아보면 대강 맞아들어가는 면이 있다. 내 인생을 살펴봐도 28살에 결혼하고, 35살에 막둥이를 보냈으니 우연처럼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인생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여러 방법들 중 발도르프의 7년 주기 전기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기회가 생겨서 참여하게 된 것이다. 첫 시간에는 같은 반 엄마들이 너무 많아서 과연 솔직한 이야기가 가능할까 걱정이 되었다. 나는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그닥 힘..
2018년 3월부터 11월까지 이어진 서울시 성평등정책제안활동이 2018년 11월 30일에 젠더거버넌스 한마당 자리를 통해 공식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실질적인 정책 변화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에 자원하게 되었는데 힘들기도 했지만 참으로 보람되고 뜻깊은 경험이었다. 내 한 걸음이 성평등한 세상을 위한 작은 보탬이었다고 믿는다. - 행정과의 협조 평가 내가 담당한 사업은 협조가 대체로 잘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적극적’이었다고까진 할 수 없지만 공무원분들은 요청하는 바에 적절하게 피드백을 주셨고 피드백이 늦어진 적도 없었다. 다만 이러저러한 것을 묻는 과정에 대해 ‘점검받는다’는 느낌이라며 불편함을 나타낸 분이 계셨고 미팅 후의 사담 중에 젠더감수성이 떨어지는 농담을 하시는 분도 계셨다. 내가 직접적으로 경..
고양이 두 마리가 우리 가족이 되었다. 그렇게도 고양이를 두려워하던 나였는데..동물은 좋아해도 고양이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고 살갑지도 않은 것처럼 느껴져서 정이 가지 않았다. 그런 나였는데...게다가 털알러지도 있었고... 그런데 한 마리도 아니고 두 마리나 우리 가족이 되었다. 2018년의 가장 큰 마법이라면 사실 이 변화이리라. 2018년 여름 첫째네 반 아이들이 구조해서 동네 동물 병원으로 데려간 비실비실 길냥이는 놀랍게도 임신 상태였다. 첫째네 담임 선생님께서 전체 반에 이 길냥이를 입양할 가정이 없는지 물어보셨고 아이들은 조르고 부모들은 방어하는 태세가 여러 가정에서 반복되었다. 우리집도 마찬가지. 나는 나의 동물털 알러지로 방어를 하였으나 정작 내 방어벽을 무너뜨린 건 나 자신이었다. ..
존재로서의 독립, 그 여정에서 윤주애 : 여성, 영성, 꿈, 자기실현을 키워드로 품고, 읽고 쓰고 그리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하는 대안문화공간인 ‘냇물아 흘러흘러’에서 2017년부터 여성들의 내면여행 모임인 를 진행중입니다. http://whalesong.tistory.com/ 2018년은 나에게 새로운 시도가 봇물처럼 넘쳐흐르던 한 해였다. 서울시 성평등정책제안 활동가로 일했고 신입 NGO 여성활동가 리더십 프로그램을 수료했으며 마을에서 여인극단 활동을 통해 연극을 올리기도 했다. 심지어 임신한 길냥이를 구조해서 기르게 된 것도 2018년이다. 이 활동들과 변화가 모두 아주 큰 의미였지만 이렇게 많은 시도를 해볼 수 있었던 원동력은 결국 하나의 시도로부터 나왔다고 할 수 ..
안경을 쓴지 5년 정도 쯤 되었던 중학교 시절에 문득 '나도 시각장애인아닌가?'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안경이라는 도구를 쓰지 않으면 일상생활이 힘들만큼 고도근시였는데, 이 정도면 '장애'수준이라고 볼 수 있겠다 싶었죠. 잠시였지만 '장애'라는 말이 나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는 생각에 머리가 깨이는 느낌이었고, 사회적 다수라면 기능적으로 장애여도 장애라는 용어 안에 포함이 안될 수도 있다는 것이 놀라웠어요. 이 책을 읽으며 그 때의 그 느낌이 다시 되살아나는 듯 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며 제가 겪었던 갈등의 주요한 부분에 대해 아래처럼 명확한 언어로 표현해놓은 데에는 후련하고 시원하기도 했고, 그런 것이었구나...라는 생각에 왠지 불편하기도 했어요. 어느 쪽이 아이에게 옳은 방향인지 제시해주지 않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