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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몸여성지혜>1부 13~14장, 모성애, 폐경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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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몸여성지혜>1부 13~14장, 모성애, 폐경기

고래의노래 2016. 6. 1. 22:29

 

1. 내가 아이를 낳기전에 가졌던 이상적인 엄마의 이미지, 상은 무엇인가? 아이를 낳은 후 현실의 나와 그 이미지는 부합했나? 충돌했나? 엄마로서 나는 어떤 엄마인것 같은가? 점수를 매긴다면?

 

노스럽 박사가 이 책에서 언급한 두 종류의 어머니에 대해 읽으면서 나는 어떤 어머니인지 어떤 어머니이고 싶은지 생각해보았다. 그러나 딱 구분이 되지 않아서 끙끙거리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 내가 이 구분을 매우 불편해하고 못마땅해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 이유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나는 저자가 아이들을 먹이고 입히고 양육하는 '땅의 어머니'의 역할을 은연중에 비하하고 무시한다고 느꼈다. 그리고 자신이 '무지개 어머니'라고 하는데 무지개 어머니란 그럼 평소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인지 제대로 묘사하지 않았다. 어머니라 함은 '자식과의 관계'속에서 정의되어져야 함에도 저자는 단지 자신의 '성향'인 '혼자서 창조적인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는 것'으로만 설명했을 뿐이다.

 

사실 '땅의 어머니'는 부모로서의 의무이다. 기본적인 양육을 하지 않으면 철창 신세이다. 하지만 '무지개 어머니'는 옵션과 같다. 이것은 어머니 안에 함께 있는 캐릭터이지 엄격하게 구분될 수 없다. 저자의 구분은 어머니로서의 구분이 아니라 '살림을 즐기는 여자'와 '창조적인 활동을 즐기는 여자' 이 구분일 따름이다. 그럼, 살림을 잘 하면 다 땅의 어머니이고 창조성에 목마르면 다 무지개 어머니인가?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어머니 상은 단 하나다. '푸근한 엄마' 바깥 세상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도 내가 맘 편히 쉬고 응원받을 수 있는 단 한 곳. 단 한 사람. 푸근한 엄마 안에서는 매끼 밥에 물말아 김치만 먹어도 배가 든든하고 행복할 것이다. 푸근한 엄마 안에서는 세상으로의 날개가 펴지고 생각도 펴질 것이다. 아이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준다는 건 이렇게 '안전감'을 바탕으로 했을 때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근데 아이에게 '영감을 불어넣는다?' 아이가 어머니가 살고있는 모습에서 어떤 영감을 받을 수야 있겠지만 어머니가 아이를 어찌 창조적인 세계로 이끈단 말인가! 아...왜 이리 화가 날까.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엄마는 릴리 프랭키의 '도쿄타워'에 나오는 엄마다.

아이가 무엇을 하든 옆에서 묵묵히 밥을 차려주고 지지해주는 사람. 아이가 친구랑 함께 오면 항상 밥을 먹이는 사람. 그 엄마의 아들은 영감으로 가득한 '전천후 예술가'가 되었다.

 

http://whalesong.tistory.com/201


2. 나의 부모는 내가 부모상을 만드는데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쳤나? 부모같은 부모이고 싶은가? 반대인가?

 

사춘기 때 나는 '나는 이런 부모가 되지 말아야겠다.'라고 목록을 적은 노트를 가지고 있었다. 지금 가지고 있지 않은 게 안타깝다. 나의 부모는 내가 부모상을 만드는 데 반작용으로 작용했다.


3. 아이를 키우며 가장 모성을 느꼈던 순간은?

 

모성이 부족한 것에 대해 항상 죄책감같은 게 있다.

꿈에서 나쁜 사람에게 윤우가 당하고 있는데 뛰어들어 구해내지 못하고 망설이는 나를 보았다.


4. 엄마가 된 후 내가 가장 한심했던 순간은?

 

남편이랑 둘이서 아이를 공격할 때.

아이가 잠자리에서 내 팔을 부비는데 차갑게 뿌리칠 때.


5. 아이를 낳기 전 내가 그렸던 아이의 모습이 있다면? 지금 내 아이는 그 모습에 어느정도 일치하는지?

 

자연에서 뛰어놀고 약한 친구를 배려하고 진기한 장난감과 놀이를 상상해서 만들어내고 긍정에너지가 사방으로 뿜어져나오는 아이...?

 

위처럼은 아니지만..생각해보니, 윤우는 딱 내가 바라던 아이였다.

윤우가 뱃 속에 있을 때 나는 정직하고, 남을 해치지 않고, 되바라지지 않으며,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규칙을 잘 지키는, 융통성 없어도 강직하고 순진한 아이를 원했다.

윤우는...절대로 남을 먼저 해하지 않는다. 그리고 수줍음이 많아 어른들 앞에 먼저 나서서 종알종알 거리는 일은 없다.

그리고 규칙에 대해서만큼 철저하다.

6. 아이가 성인이 된 후 엄마인 나를 어떻게 기억해주길 바라는가? 아이가 큰 후 아이와 내가 어떤 관계이길 바라나?

 

푸근한 엄마. 슬프고 지칠 때 생각나는 사람. 무조건 내 편.

아이가 힘들 때 나에게 의지했으면 좋겠다.


7. 그런 엄마가 되기위해 내가 지금 노력해야할 것은?

 

사랑한다고 말하기. 더 많이 안아주기. 더 많이 웃어주기. 작은 것에도 감탄해주기.


8. 폐경기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던 상식, 이미지는? 이 책을 읽고 바뀐 부분이 있는가?

 

폐경기는 무언가 부족해지는 때라서 약물로 채워야 하는 2% 부족해지는 시기.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니 폐경기도 몸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라서 스스로 몸이 균형을 잡아간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놀랐다.

질병이나 성장기에서의 몸의 변화는 몸이 스스로 받아들이고 대처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믿었으면서 왜 폐경기에 대해서만큼은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을까.


9. 내 엄마의 폐경기는 어땠나? 주변에서 내가 관찰한 폐경기 이후 중년여성들의 삶은 어떤가?

 

엄마의 폐경이가 언제였는지 정확하게 모른다. 다만 엄마가 얼굴과발이 화끈거린다고 얘기했던 때가 그즈음이 아닐까 싶다. 원래부터 신경질적이었지만 그 즈음 최악이었다. 금전적으로도 힘들었을 때라 아마 더 그랬을거다. 이 책에도 경제적 문제와 여성질병의 상관성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있었다.

'아줌마'에서 우리가 대부분 가지고 있는 오지랍 넓고 세고 자기 주장 강한 이미지가 폐경기 이후의 중년여성들의 이미지라고 할 때 어쩌면 저 모습이 남성호르몬과 여성호르몬의 균형이 잡힌 '전인적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라면 공동체를 위한 오지랍과 행동력은 딱 내가 바라는 모습이다!


10. 나의 폐경기는 어떻길 바라나? 그러기 위해서 지금 할 수 있는것은?

스스로의 삶이 아니라 자식들의 삶으로 자신들을 재단하지 않길 바란다. 자식들과는 다른 나만의 삶에 대한 비전과 행동지침들을 세워야겠다.

 

11. 폐경기를 맞은 미래의 나에게, 내 몸에게 편지를 써보자.

 

삶의 새로운 전환기를 맞은 나의 몸에게


인생의 새로운 챕터가 펼쳐지겠구나. 축하한다. 그리고 고맙다.

나는 이제까지 내 몸을 온전히 사랑하지도 못했고 생리가 시작되었을 때는 내가 여성이라는 사실에 우울해하기까지 했지. 온갖 부정적인 에너지에도 불구하고 나를 지금까지 지탱해주었고 우리 아이들을 품고 키워준 나의 몸아, 고맙다.

 

이제 나는 생명을 잉태하지 못하는 몸이 되었지만

다른 것을 잉태하고 낳을 수 있는 창조성이 있다고 생각해.

 

월경주기에 따라 변화하던 나의 창조성 또한 변화없이 계속 충만하겠지.

처음 이 이야기를 읽었을 때는 책에서 너무 꿈보다 해몽을 하네...싶었는데,

곰곰히 다시 생각해보니 온전한 '내'가 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어.

자연과 하나였던 나의 몸은 이제 자연과 조금 떨어져 오롯히 혼자 설 수 있게 되었어.

그 변화가 성인이 되어 혼자 길을 떠나는 아이처럼 조금은 두렵기도 하면서 많이 떨리고 기대된다.

 

나는 다른 사람들을 특히 여성들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일을 하고 싶어.

내 삶에서 내가 겪었던 상처가 누군가의 또 다른 상처를 보듬어줄 수 있다면...

그보다 더한 '창조'는 없을꺼야.

 

아이들은 이제 내 손을 떠났고

내 삶은 오롯히 내 손안에 쥐여졌다.

내가 내 삶을 주도하는 힘이 있음을 폐경기를 맞아 나는 충만하게 느낀다.

 

고맙다. 나의 몸.

그리고 앞으로도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