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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로 사는 이야기/아이들이 자란다

존댓말

고래의노래 2015. 7. 7. 19:08

며칠전부터 윤우한테 엄마, 아빠에게 존댓말 쓰도록 하고 있다.
요즈음 아빠에게 별것 아닌 걸로 너무 버럭하며 화내는 일이 많아 시키기 시작했는데 생각이 많아진다.

평어를 쓰는 공동육아 속에서 지냈었으니 더 그렇기도 했겠지만
윤우는 특히나 어른에게 존댓말하는걸 어려워하고 존대해야할 상황, 상대를 구분하지 못하는 일이 많았다.
존댓말 자체를 어려워하는 것도 같기도 한데 아예 밖에서는 어른들에게 거의 말을 하지않는다.
문제는 화장실이 급하다던가 하는 진짜 필요한 상황에서도 입을 다물고 있다는 거다.
얼마전에도 친구네 마실가서 이 얘기를 하지못해 바지에 실수를 하고 오기도 했다.

내가 바라는건 존대를 통해 서로에 대한 존중, 말의 힘(형식적이라도 존대를 함으로서 함부로 못대하게 되는것)을 느끼고 그와 동시에 존대하면서도 편안하게 소통하는 관계를 경험해서
밖에서도 어른들과 스스럼없이 얘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지금 삼사일 되었는데 윤우가 우리를 어색해하니 멀어진 느낌이 들어서 나도 좀 서운하고
윤우도 상실감 느낄까 걱정이 된다.

권위의 질서를 위한 존대가 아니라, 상호존중을 위함이 가장 크되
평어에서도 존중이 있을 수 있음을 우리가 먼저 본보기를 보여주고
내면으로부터의 드라이브가 힘든 나이인 윤우에게는 말을 통해 존중을 알려주고 싶은건데. . .
의도만 넘 번지르르하고 현실은 다르게 흐르지 않기를.

중요한건 말속에서 우리가 먼저 존중을 보여주는거라는 생각이 든다.
윤우에게는 일단 경어를 연습시키되 강압적인 방식이 아닌, 리딩, 가이딩하는 느낌으로 해봐야겠다.
인생은 항상 연습이니까. ㅋ 해보는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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